Issue 135, Dec 2017
헤르난 바스
Hernan Bas
납작한 가슴을 지닌 소년들의 모호한 매력
최근 서울에서 열린 '와일드 앤 아웃 : 헤르난 바스 & 정영도'에 선보인 헤르난 바스(Hernan Bas)의 신작 회화 다섯 점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작품 '강가에서 목욕하는 사람들'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것이다. 바스는 늘 그래왔다. 지난 2016년 3월 뉴욕 리만 머핀 갤러리(Lehmann Maupin) 개인전에서 선보인 ‘Bright Young Things’ 연작은 1920년대 영국 상류 사회를 기록한 포토그래퍼 세실 비튼(Cecil Beaton)의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2015년 12월 파리 갤러리 페로탕(Galerie Perrotin) 개인전의 ‘Fruits and Flowers’ 연작은 피에르 보나르(Pierre Bonnard)가 일상의 인물을 그린 작품들에서 직접적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에서 에곤 실레(Egon Schiele)와 초기 피카소(Pablo Picasso)의 화풍을 연상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 그가 밝히는 영감의 목록은 과거 미술계의 거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초현실적 호러물을 연상시키는 배경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선보인 개인전 'Occult Contemporary'(리만 머핀 갤러리, 2012)에서 바스는 SF TV 드라마 '엑스파일'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의 시, 밀턴(John Milton)의 '실낙원', 주세페 타르티니(Giuseppe Tartini)의 바이올린 연주곡 '악마의 트릴'까지 언급했다.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조리스 카를 위스망스(Joris-Karl Huysmans) 등 19세기 중후반의 탐미적 문필가들은 그의 작품을 언급하는 글에서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 정규영 문화예술기자 ● 사진 리만 머핀 갤러리(Lehmann Maupin New York & Hong Kong) 제공
'The Fourth of June (Eton)' 2016 Acrylic on linen, maple, and cotton fabric Dimensions variable: 72×120×2.875inches, 6×120×36inches (pedestal)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and Hong Kong Photo: Max Yawney